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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성에 대하여

by 이아우이아우 2021. 5. 13.

1. 개요

金星 / Venus

금성 태양계의 두번째 행성이다. 지구에서 관측할 수 있는 천체 중에서 3번째로 밝다. 첫 번째는 태양, 두 번째는 이므로 흔히 사람들이 생각하는 '별' 중에서는 가장 밝은 천체인 셈이다.

2. 물리적 성질

2-1. 밝기

가장 밝을 때의 금성은 겉보기 등급 -4.9로, 지구에서 관측할 수 있는 천체 중에서 3번째로 밝으며[5] A형 주계열성 시리우스보다 25배 이상 밝다.[6] 색깔도 밝은 노란색이라 매우 화려하기 때문에 비너스나 루시퍼처럼 아름다운 신들의 이름을 가지고 있다. 금성의 태양빛 반사율이 약 70%로, 태양계의 모든 천체 중에서 가장 높은 것도 한 몫한다.

2-2. 자전과 공전

자전 주기는 243일이며, 공전 주기는 225일이다. 특이하게도 자전이 공전보다 늦는다. 그리고 거꾸로(동쪽에서 서쪽으로) 자전한다. 즉 금성에서는 정말로 해가 서쪽에서 뜬다.[7]

기묘하게도 금성의 태양일은 지구와 금성의 회합 주기의 5분의 1과 거의 정확히 일치한다. 이것이 지구의 영향으로 궤도 공명이 일어났기 때문인지, 아니면 순전히 우연의 일치인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3. 대기

지구 온난화를 언급하면서 자주 회자되는 행성이며, 실제로 온실효과의 표본이다. 대기의 대부분이 이산화탄소이며, 엄청난 온실효과로 인해 지표의 기온은 무려 459℃에 달한다. 또한 대류권이 지표에서 80km까지 존재하기에 엄청난 힘의 대류운동이 일어나 평균 풍속이 360m/s나 된다. 태풍 매미의 풍속이 50m/s였다는 걸 생각하면 금성의 풍속은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강력하다. 게다가 금성의 대기 압력은 92bar로, 지구 대기의 90배가 넘는 고압의 대기임을 감안하면 금성의 풍속은 빠를 뿐더러 엄청난 운동 에너지를 보유할 것이다.

더군다나 구름이 온통 고농축 황산이라 비가 내릴 때는 황산비가 내린다. 물론 황산비는 내리다가 뜨거운 이산화탄소 대기의 열기 덕분에 다시 증발해서 왔던 곳으로 돌아가고, 다시 쏟아지다가 증발하면서 올라가는 걸 반복하기 때문에 단 한 방울도 땅에 도착하지 못한다. 지옥이 따로 없다. 함정은 비가 땅에 도착한다면 더 지옥도가 된다는 것 그러니까 하늘에서 비가 내리긴 하는데, 땅바닥은 바싹 타들어간 행성이다. 해당 상황이 이해가 잘 되지 않는다면 구글에 virga를 검색해보자. 지구에서 발생하는 유사한 현상이다.

다만 황산 구름이 존재하는 대기층은 금성치고 기압이나 온도, 구성 물질 비율이 미생물 따위가 살 정도로 안정적이기 때문에, NGC의 우주의 미스테리 다큐멘터리를 보면 황산구름 속에서 미생물이 살 가능성이 분명히 존재한다고 한다. 실제로 천문학계에서 금성의 대기층에 미생물이 살고 있을 가능성에 대해서는 여러 가설이 많지만, 일단 긍정론과 부정론으로 나눌 수 있다.

  • 긍정하는 입장: 금성의 대기층에 수증기가 없다는 이유로 미생물이 살 가능성이 없다는 반론이 있으나, 이는 어디까지나 "생물"의 정의를 지구에 편의적인 기준으로 잡았을 때만 그런 것이다. 황산 분자의 경우  분자와 마찬가지로 VSEPR 구조가 일직선으로 형성되지 않으며, 따라서 생물체가 탄생하기 위한 용매로서는 물에 못지 않은 효율성을 가지고 있다. 그렇다면 금성의 황산 구름에 맞게 발생하여 황산을 용매로 하는 생물체가 충분히 있을 수 있다.
  • 부정하는 입장: 위의 주장은 애당초 금성의 대기층이 황산 구름으로 이루어지게 된 첫 원인을 파악하지 못하고 나오는 주장이다. 상술했듯 금성은 자기장이 매우 미약하여 태양풍에 직격으로 얻어맞는 상황을 전혀 피할 수가 없으며, 따라서 금성이 현재 가지고 있는 대기층 또한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것이 아니라 매번 태양풍에 의해 크게 손상되고 다시 회복되기를 반복한다. 또한 이 과정에서 황산 구름이 메인이 되는 이유는 결정적으로 금성의 화산 활동으로 인해 보충되기 제일 쉬운 물질이 황산이기 때문이다. 이를 종합해서 보면 금성의 생물체가 황산을 용매로 하는 구조로 발생했다고 해도 태양풍의 위협이 지속되는 한 도무지 생물로서 안정적으로 진화할 수 있는 환경이 아니다.


오해를 막기 위해 보충하자면, 금성의 대기는 구름에 집중되어 있고 움직이는 것도 그 부분이기에 지표에 가깝게 가면 갈수록 대류는 잦아든다. 온도 탓에 움직일 수 있는 대기가 지표까지는 도달하지 않는 것. 대신에 온도는 깊이 들어가면 갈수록 상승하게 된다. 즉 대기권 위쪽은 강산성 폭풍이 불고, 아래쪽은 작열지옥이라는 소리다.

그리고 만약 당신이 금성에 발을 딛는 순간 보이는 건 흐릿한 풍경 뿐이다. 기압이 기압이다 보니 햇빛이 대기에 마구 산란되어 상이 온통 흐려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흐릿하게 보이긴 해도 공기 자체는 이물질 없이 굉장히 맑은 편. 물론 어마어마한 뜨거운 온도로 인해 착지하기도 전에 죽을 것이다.

착지 한다해도 지구와는 비교도 안되는 초속 강풍과 방사선, 시도때도 없이 치는 천둥이 반겨줄것이다....

2020년 9월, 생명체의 간접적인 증거인 포스핀(PH3)[8]이 금성 대기에서 발견되었다. 연구진에 따르면 다른 비생물적인 경우를 상정해봤으나 경우가 없다고 하며, ("The presence of PH3 is unexplained after exhaustive study of steady-state chemistry and photochemical pathways, with no currently known abiotic production routes in Venus’s atmosphere") 이 논문이 사실일 경우 금성에 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이 매우 클 것이다. #

4. 관측



금성은 지구보다 공전 궤도가 작으므로, 지구에서 볼 때 태양을 따라 다니는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해가 뜨기 전이나 진 직후에 잠시 동안만 볼 수 있다. 가장 오래 관측할 수 있는 경우는 당연히 천구상에서 금성이 태양과 가장 멀리 떨어져있을 때, 즉 금성을 중심으로 태양과 지구가 약 47도 각도로 위치하였을 때이다. 이때를 최대 이각이라고 한다. 금성의 빛은 태양의 빛을 반사하는 것이기 때문에 최대 이각일 때 지구에서 보면 반쪽만 태양 빛을 받아 반달과 같은 모양이 된다.

같은 원리로 금성이 지구에 가까워지는 시기에는 금성이 태양보다 앞에 있기 때문에 지구에서 볼 때 금성의 밤 부분을 더 많이 보게 되며, 초승달 모양으로 보이게 된다. 반대로 가장 멀어질 때는 심심한 동그라미 모양. 당연하지만 지구에 가까워지는 초승달 시기에는 그만큼 금성의 크기도 크게 보인다. 쌍안경으로도 초승달 모양을 확인할 수 있을 정도. 하지만 초승달에 가까워질수록 천구상에서 태양-금성 간 거리가 짧아지기 때문에 볼 수 있는 시간이 짧아진다.

금성이 가장 밝을 때는 최대 이각 전후로 한 달 정도이다. 금성이 밝은 이유는 지구에서 가깝기도 가깝거니와 반사율이 높은 두터운 대기층이 금성을 빽빽이 뒤덮고 있어 태양 빛을 더 많이 반사시키기 때문. 사실 딱 최대 이각 때 보면 반달보다 더 부풀어보이는데, 이것도 대기층이 빛을 산란시켜 번지게 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