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水星 / Mercury
태양계의 행성 중 태양과 가장 가까이 있는 천체이다.
태양계 모형만 보면 감이 잘 오지 않겠지만, 가장 가깝다는 태양과 수성 사이의 거리는 태양 지름의 약 41배나 된다.
2. 물리적 특성
2-1. 구성
행성을 이루는 구성 성분으로는 철이 64.13%로 가장 많으며 니켈도 3.66%로 지구의 2배나 된다. 모든 원소들이 다 존재하지만 수소는 0.4ppm으로 지구의 1% 수준으로 매우 적고 산소도 14.44%로 지구의 2/3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5] 특이하게도 행성의 크기에 비해 핵의 지름이 수성 지름의 75%인 3,600 km나 되고, 맨틀은 600 km, 지각은 약 100~200 km의 두께를 가진다.
2-2. 대기
대기 중에는 매우 소량의 원자들만 돌아다니는 것으로 추정된다. 가급적 분자 상태를 유지하려고 하는 산소가 원자 상태로 존재하는 것은, 다른 산소 원자와 마주칠 확률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수성의 대기 중에 포함된 원자가 서로 부딪힐 확률보다 원자가 지표면에 부딪힐 확률이 몇 배쯤 높을 정도로, 우주 공간보다 약간 많은 정도의 희박한 대기만이 존재한다.
대기가 희박하기 때문에 수성 표면에는 수많은 운석이 충돌한 크레이터들이 거의 침식되지 않고 남아있어 달의 표면과 매우 흡사한 모습을 하고 있다. 사진으로도 달 표면과 구별하기 힘들 정도.
2-3. 중력
수성의 중력은 지구의 37.7%밖에 안 될 정도로 약하다. 예를 들어 지구에서 체중이 100kg 나가는 사람이 수성에 가면 겨우 37.7kg 밖에 나가지 않는다.
2-4. 크기 및 질량
'태양계'의 정규 행성들 중 가장 작다. 지구와 비교했을 때 상당히 작은 행성으로, 총 질량이 지구의 5% 수준이지만 밀도는 지구의 98% 정도로 거의 같다.[6] 태양계의 위성들 중 가니메데, 타이탄은 수성보다 크기가 크고 칼리스토와도 큰 차이가 나지 않지만, 수성의 밀도가 훨씬 높아 수성의 질량은 '가니메데'의 2배를 훌쩍 넘는다.
2-5 지질 활동
2016년 9월 26일, NASA에서는 수성이 지질학적으로 살아 있는 행성일 가능성을 제시했다. 메신저 탐사선이 보내왔던 자료를 분석한 결과, 만들어진 지 오래되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 단층 절벽이 발견되어 행성의 지각이 수축하고 있음을 발견했다는 것.#
2-6. 공전 및 자전
정확히 두 바퀴 공전하는 동안 세 바퀴 자전하는 기묘한 주기[7](3:2 자전-공전 공명)를 가지고 있으며, 대기가 거의 없고 자전 또한 느리기 때문에 기온은 -180℃에서 430℃까지 변화한다. 과거에는 수성이 태양과 조석력으로 고정되어 있다고 교과서에 써있었지만 이는 잘못된 것이다.[8]
공전 궤도의 이심률이 꽤나 큰 편에 속하기 때문에 수성에서 관측하는 태양의 크기는 커졌다가 작아졌다가 한다.
1 수성일을 기준으로, 수성의 적도상에서 태양의 겉보기 운동은 다음과 같다.
- 동쪽에서 태양이 뜬다.
- 관측자의 기준에서 천정(머리 꼭대기)에 태양이 접근하면서 크기가 점점 커진다.
- 천정 부근에서 멈추었다가 다시 돌아간다! 그 뒤 다시 서쪽으로 진로를 바꾼다.
- 서쪽으로 가면서 크기가 작아진다.
이런 운동을 보이는 이유는 사흘이 지날 동안 수성 기준으로 2년이 지나기 때문. 높은 궤도 이심률로 인해 근일점 부근에서는 공전 각속도가 자전 각속도보다 빨라진다.
위도와 경도가 특정한 경우[9]에는, 태양이 동쪽에서 뜨고 진 뒤 다시 뜬 다음, 다시 서쪽에서 진 후 다시 뜨고 지는 괴이한 현상을 볼 수도 있다.
수성의 핵은 철이 풍부하며, 철질의 핵이 자전함에 따라 회전하여 자기장을 만들어낸다. 그러나 자전이 느리기 때문에 그 세기는 지구의 1% 정도로 매우 미약하다.[10] 또 특이한 점이, 타 행성에 비해 핵의 크기가 크고 맨틀이 작다. 수성의 반지름이 약 2,400㎞인데 이 중 핵이 1,600㎞, 그러니까 행성의 75%를 핵이 차지하고 있는, 상당히 특이한 행성이다.
참고로 수성의 극에는 산성인 물질이 잔뜩 있다. 이로 인해 태양의 빛과 열이 안 닿는 극지방에는 산성 물질로 된 얼음이 있을 것이라고 추정하고 있었다. 그리고 얼음이 실제로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아인슈타인의 일반 상대성 이론을 검증해 준 중요한 실례가 수성이다. 정확히는 수성의 타원 공전 궤도의 근일점, 즉 태양에 가장 가까운 지점이 움직이는 현상. 100년에 근일점이 5610초(1.5583도)만큼 움직인다. 천문 관측은 요하네스 케플러나 아이작 뉴턴의 시대부터 상상 이상으로 정확했기 때문에 현상 자체는 1800년대에 이미 알려졌으나, 고전 역학으로는 5,567초만을 설명할 수 있었으며, 나머지 43초(0.01194도)는 도저히 설명할 수 없었다. 근데 아인슈타인 방정식에 태양의 중력을 넣으면 놀랍게도 43초가 딱 튀어나온다는 사실이 일반 상대론을 우주적 규모로 검증해준 것. 사실 이 현상은 어느 행성에서나 일어나지만, 이심률이 너무 작아 거의 원과 같은 궤도를 돌면 관측이 힘들고, 명왕성처럼 이심률이 커도 태양에서 너무 멀면 근일점 이동하는 양이 너무 작아진다. 사실 천왕성 이후의 행성들은 발견된 지 오래되지 않아 쌓인 자료도 별로 없었고. 가장 가깝고 적당한 이심률을 지닌 수성은 최고로 적합한 행성이었던 것.
3. 관측 및 탐사
실시 등급 -1.9등급으로서 시리우스의 1.4배 밝기에 해당하지만, 태양과 워낙 가깝기 때문에 일출 혹은 일몰 때만 잠깐 볼 수 있어서 실제로 수성을 관측하기는 매우 힘들다. 제대로 보기 위해서는 개기일식 때가 가장 좋지만, 개기일식 때도 보기 힘든 편이다. 이런 관측의 어려움으로 인해 한 번도 수성을 보지 못한 채로 세상을 떠난 천문학자들도 많다고 한다. 그래도 찾아내는 사람들은 찾아낸다.
수성을 보는 가장 쉬운 방법은, 4개월에 한 번 찾아오는 수성의 동방 최대이각을 전후한 며칠 동안에, 서쪽 하늘이 트인 곳에서 해질녁에 서쪽 하늘을 보는 것이다. 완전히 깜깜해지기 전에 봐야 보기가 쉽다. 수성은 매우 밝아서 완전히 깜깜해지기 전이라도 육안으로 충분히 보인다.
무인 우주탐사선을 보내기도 매우 어려운 행성. 애당초 추력만으로 수성에 도달하는 것부터가 초고난이도이며, 지구에서 수성으로 가기 위한 스윙바이, 즉 행성의 공전 모멘텀을 이용한 우주비행 코스를 잡기도 매우 어렵기 때문이다. 심지어 지구에서 훨씬 먼 행성인 목성으로 우주선을 보내는 것이 더 쉽다고 할 정도다. 그나마 가장 쉬운 방법이 금성을 스윙바이하여 수성으로 가는 것인데 이 기회가 자주 오질 않는다. 마이클 미노비치(당시 대학원생)의 계산을 통해 1970년과 1973년에 이 기회가 찾아옴을 알게 되어 미션이 수립되고, 1973년에 매리너 10호 미션이 시행되었다. 2011년 메신저호가 수성에 돌아갈 때까지 무려 40년 간, 수성에 근접한 미션은 이 매리너 10 미션뿐이었다.
수성 착륙은 더더욱 어렵다. 수성의 환경이 금성처럼 끔찍해서가 아니라, 수성까지 간 우주선을 감속하기가 너무 어렵기 때문이다. [11] 때문에 매리너 10호는 일단 수성에 근접하며 지나친 후, 수성을 공전하는 위성궤도에 진입한 것이 아니라 태양을 공전하는 궤도에 진입해야 했다. 이 상태에서 우주선이 수성에 최대로 가까워질 때마다 수성을 관측하는 방법을 이용했다. 최초로 수성을 공전하는 궤도에 안착한 메신저 탐사선은 장장 7년에 걸쳐 행성 스윙바이를 6회나 한 끝에 수성 궤도에 진입했다. 베피콜롬보는 한술 더 떠서 스윙바이를 9번 할 계획이다.
앞서 말했듯 메신저가 21세기에 가기 전까지 인류가 갖고 있는 수성의 근접 관측 데이터는 매리너 10호가 보내온 데이터들 뿐이었다. 물론 이로부터 수성에 대해 많은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었으며, 그중 하나로 수성에도 행성자기장이 있으며 빈약하지만 밴 앨런대가 존재함을 발견하였다.